현장스토리

나를 어필하는 ‘피칭’ 문화의 개척자들

master2018.Nov.05
글쓴이 - 선경 

 

 

나를 어필하는 피칭문화의 개척자들

구인구직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아이피칭미디어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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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수년 전부터 ‘63초 자기소개 영상을 통한 특별채용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응시자가 63초 동안 자신의 지원동기, 역량, 입사 후 포부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영상을 제작 및 제출하는 것으로 서류전형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 또는 특정한 콘텐츠를 다른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설명하며 그에 대한 이해와 설득을 시도하는 행위가 바로 피칭(Pitch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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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칭(Pitching), 대체 뭐지?

 

본래 피칭은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행위를 지칭한다. 직구를 던질지, 변화구를 던질지, 혹은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질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투수의 모습이 앞서 말한 피칭의 양상과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피칭은 채용 현장이나 작가들의 작품 홍보, 스타트업의 설명회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은 아니다. 이것이 지속적인 저변 확대를 위한 개척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 개척자들이 지난 201512월에 설립한 아이피칭미디어협동조합(이하 아이피칭”)’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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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새로운 도전과 관문들 앞에서

 

 

아이피칭의 이차연 대표는 1995년에 순수문학(희곡)으로 등단하여 10여 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하지만 용역이라는 갑을관계에 갇혀 작가가 저작권을 소유하기는커녕 주장하지도 못하는 방송사업의 현실에 깊은 회의감을 느껴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미래의 방향을 전환했다.

 

내가 만든 기획을 가지고, 내가 지적 재산권을 행사하는 사업을 할 수 있길 원했어요. 그때에 피칭을 알게 됐고,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련된 다양한 문화콘텐츠들을 활성화할 수 있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어요. 기존의 구인구직 문화를 바꿔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했지만, 피칭이 그것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건 아니죠. 앞으로는 피칭 문화의 확산이라는 큰 목적을 향해 나아갈 겁니다.”

 

아이피칭은 2016년까지 피칭을 알리기 위한 홍보영상제작, 피칭서적기획 및 출간 등의 사업에 주력했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피칭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아이피칭은 방송, 인터넷 플랫폼, 페스티벌, 아카데미 등의 4대 목적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PD, 작가, 영화 제작 및 촬영, 디자인, CG, 프로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자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창작자들이 최적의 인프라 구축과 협업을 통한 각종 융·복합 콘텐츠의 제작 및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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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아이피칭이 걸어온 그 동안의 괄목할 만한 행보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작년 4월에 있었던 전주국제영화제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언급했다.

 

그때 저희가 전국 최초로 영화 시나리오의 피칭 영상화를 선보였습니다. 반응이 꽤 좋았던 덕분에 영화진흥위원회, 콘텐츠진흥원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고, 한국시나리오 작가협회와는 MOU를 맺을 수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작가들이 오프라인 현장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직접 발표하는 식이었는데, 그런 자리에서는 한 번 실수하면 바로 끝입니다. 하지만 피칭을 영상으로 만드니 촬영 당시에는 힘들어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고,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지방이나 해외의 투자자에게 자신의 작업을 소개할 수도 있게 됐어요.”

 

 

 

 

피칭 문화 확산의 촉매, ‘아이피칭영상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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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시각으로 볼 때에 피칭은 결국 창작이다. 모든 창작의 과정에서는 창작자의 자아가 가진 경험과 속성,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작업이 가시화되며, 따라서 그 결과물에는 창작자 자신만의 관점과 생각이 반영된다. 그러므로 피칭은 단순한 자기소개나 PR의 틀을 넘어서 나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창작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아이피칭은 이러한 피칭의 고유성을 지난 3월에 열린 1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피칭 영상 공모전(이하 1회 공모전’)을 통해 확인하였다. 1회 공모전에서는 150여 명의 지원자가 저마다의 개성을 한가득 담은 피칭 영상을 출품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피칭을 하며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낡은 구인구직 패러다임의 변화

 

성황리에 진행된 발표회 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영선 의원, 안규백 의원 등의 유명 인사들과 피칭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함께 했다. 그들은 100년 넘게 이어져온 구인구직 문화의 낡은 패러다임이 피칭을 통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구직자의 장점과 재능을 빠르고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피칭의 매력을 확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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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에 끝난 제1회 공모전의 뒤를 이어 내년에는 제2회 공모전이 개최된다. 소재의 선정이나 영상의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1회 때와는 달리 2회에는 미디어콘텐츠분야와 특성화고학생들의 구인구직피칭을 포함하여 메이커(Maker) 피칭이 추가된다. 메이커 피칭에는 여러분이 만든 것을 피칭하라는 전제 하에 서울 시내의 메이커 스페이스 10개소에 우리나라 청년들과 세계 10개국에서 초대받은 메이커 청년들이 함께 배치되는 대규모의 사전작업이 동반된다. 이를 통해 구성된 다국적 메이커 팀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주제에 따라 제작한 물품을 직접 피칭하는 것이 바로 제2회 공모전의 요지이다.

 

 

 

 

동대문구, 피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기대

 

동대문구에서 태어나 동대문구에서 자랐고, 지금도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토박이로서 항상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은 부러움이다.

 

왜 우리 동네에는 이태원이 없을까?’

왜 우리 동네에는 홍대가 없을까?’

왜 우리는 이 동네를 한 마디로 정의할 특징을 찾기 힘들까?’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어쩌면 이차연 대표와 아이피칭이 바라보는 미래가 현실이 될 때에는 동대문구=피칭의 중심지라는 인식이 조금씩 통용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피칭에 대해 이해하는, 직접 실행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증가해야만 하고, 그러한 현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탄탄한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아이피칭은 수림문화재단 건물(옛 영화진흥공사)에 자리를 잡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영휘원, 세종문화회관 등이 어우러진 동대문구에서 가장 고즈넉한 풍경 속에 자리한 이 건물은 내년부터 아이피칭의 주목적 사업 중 하나인 피칭교육센터 터전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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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당시 절로 감탄이 나왔을 만큼 심미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이 장소는 치밀하게 설계된 교육내용과 엄선된 우수한 강사진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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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현재의 피칭은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닙니다. 정부나 기업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사업이에요. 하지만 여러 기업들이 피칭의 가치와 기능에 주목하며 적용하고 있을 만큼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저희가 지난달에 기획경제부의 지정기부금 단체 승인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여러 기업들에게 저희 사업의 목적을 알리고,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게 내년의 목표입니다.”

 

 

 

김홍구(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미디어 서포터)